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감정의 변화를 갖기 힘들다고 하는데 어제 기사식당에서 느꼈던 이질적인 감상을 기록하고자 일기를 쓴다.
주말에 우연한 계기로 강동에 김치찌개만 단품메뉴로 취급하는 기사식당에 갔다. 딱 들어가는 순간 사장님이며 손님이며 얼굴에 담겨있는 무미건조함과 지루함이 느껴졌다.
그래서 처음엔 김치찌개가 맛이 없을 거 같단 의문을 가졌으나 막상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게 아닌가.
두툼한 고기며 진한 국물까지 내가 딱 원했던 김치찌개였다. 보통 나는 입맛이 까다롭단 말을 주위로부터 들으며 살아서 이 정도면 다른 분들도 웬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생각한다. 그리고 기사식당이니까 가격도 착하지 않겠는가.
그런데 왜 이리 사람들의 얼굴엔 이리도 표정이 없는지 의아했다.
나중에 밥먹고 까페에 가서 Metropolis의 Paris와 관련된 부분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.
산업화가 잠식한 대도시 생활은 점점 더 고도화된 분업화로 인해 필연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. 농촌에서 서로 협동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관계는 점점 단절되고 현대인의 노동은 서로를 더 멀어지게 만든다.
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게 되고 녹록치 않은 생활로 인해 마음의 여유는 사라지고 개인은 저마다 단절이 되는 것이다.
놀라운건 이러한 생활이 산업혁명이 일어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현대인의 삶의 방식이다.
생활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고독함은 거의 누구에게나 스며들어 있을것이다.
이런 현상을 관찰할때면 항상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. 당신들은 과연 왜 당신의 삶이 이렇게 되었는지 알고 있는걸까. 아니면 그저 계획된 단절에 그저 수동적으로 끌려가는건 아닌건지.
감정이 없는 사회다. 이럴 수록 더욱 나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. 자아를 위한 치열한 투쟁을 이어간다.
나의 이 투쟁은 자본주의에 끌려가는 투쟁이라기 보단 대항하는 투쟁에 더 가깝다.
모든 사람이 본연의 인간다움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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